인간의 도덕성은 너무나 포괄적이고 복합적이어서 그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도덕적인 인간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도덕교육에 있어서, 도덕성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도덕성의 발달을 견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논문은 인간의 도덕성을 각각 정의와 배려의 관점에서 파악한 콜버그와 길리건의 이론에 주목하여, 둘 사이의 상호보완적 통합을 통해 도덕성의 본질을 밝히고자 하였다. 콜버그의 정의의 도덕성은 도덕 판단을 강조하며, 공정성과 평등의 원리를 추구한다. 이에 반해 길리건의 배려의 도덕성은 상호의존성과 애착, 타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에 기반을 둔 책임을 중요시한다. 두 가지 모두 인간 도덕성의 중요한 측면으로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으며, 정의와 배려는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상호보완을 필요로 하는 도덕성의 일부분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정의와 배려가 상호보완적으로 통합되었을 때, 우리는 보다 풍부하고 역동적인 차원에서 도덕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사적이고 공적인 모든 영역에서 직면하는 복잡한 도덕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게 되며, 통합적인 관점에서 도덕교육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정의와 배려의 상호보완적 통합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본 논문은 학생들의 통합적 도덕성 발달을 위한 방법으로 학급 공동체의 역할에 주목하였다. 특히 공동체의 도덕적 풍토를 중시한 콜버그의 정의 공동체적 접근과 나딩스의 배려 공동체적 접근을 적용한 학급 공동체의 의미와 한계를 분석함으로써, 도덕적 공동체로서 정의와 배려가 통합된 학급 공동체가 구축되어야 함을 도출하였다. 결국 정의와 배려의 통합적 도덕성 발달을 위해서는 학급 자체가 정의와 배려가 통합된 도덕적인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학급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우선 정의와 배려가 통합된 학급 공동체를 운영할 때 유념해야 할 기본 방향으로서, 남성성과 여성성의 평등한 통합을 추구하고, 공정성과 맥락성을 상호보완적으로 적용하며, 자기 존중과 타인 배려의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정의와 배려가 통합된 학급 공동체 운영의 실제 방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구성원 전체의 참여에 의해 규칙을 수립하고, 주 1회 공동체 회의를 통해 학급의 도덕적 문제를 해결하며, 소집단 활동에 학생들이 활발히 참여하게 함으로써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한다. 둘째, 정의와 배려의 실천기회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모든 학생들이 학급에서 자신의 역할을 담당하는 1인1역할 제도, 매주 돌아가며 학생들이 배려의 실천과 또래 상담을 담당하는 수호천사 활동, 교실 밖에서의 봉사활동 참여 등이 있다. 셋째, 학생들에게 대화의 방법을 가르치고, 풍부한 대화의 경험을 제공하며, 교사가 스스로 대화의 본보기가 됨으로써, 교실에서 도덕적 대화를 활성화한다.끝으로 이와 같은 방법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의 적절한 역할 수행과 더불어, 학급을 정의롭고 배려적인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